July 1, 2014

fastcodesign ; 당신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구글은 당신의 삶을 통째로 집어삼키고 있다

Originally posted : July 1, 2014

 Google Is About To Take Over Your Whole Life, And You Won't Even Notice 
 당신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구글은 당신의 삶을 통째로 집어삼키고 있다 




모든 종류의 스크린을 포괄할 수 있는 구글의 새로운 디자인은 특정 크기에 국한되지 않는 형태를 통해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크기까지도 포괄해야하는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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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게 한 가지 있습니다," 호텔 방 안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검색 서비스 디자인을 각각 이끌고 있는 마티아스 듀르테(Matias Duarte)와 존 윌리(Jon Wiley)를 앞에 둔 그 순간 나는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리포터 일을 하다보면 종종 큰 의미를 갖지 않는, 때때로 멍청한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를 질문을 던져야 할 때가 많다. 하지만 그 순간에 던지려던 질문은 그 중에서도 손꼽히게 멍청하게 보일만한 질문을 던지려던 참이었다. 잘못하면, 이 후 진행될 대화 내용에 큰 오점을 남길 수 있는, 나를 정말 한심한 사람으로도 만들 수 있는 그런 질문이었다.

"구글은 대체 뭐하는 회사죠?(What is Google?)"


그렇다, 구글은 굉장히 많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최근 구글은 모든 제품들을 하나의 공통 개념으로 포괄하는 형태의(심지어 안드로이드의 서드파티 어플들조차도 포함하는) 메테리얼 디자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디자인 철학을 새롭게 발표하였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구글은 분명 어떠한 형태로 변화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질문 자체로만 보면 다소 바보같아 보일수도 있지만, 사실 그것은 바로 이 점에 관한 것이었다.

메테리얼 디자인을 통해 구글은 터치 스크린 기기 안에 그들 스스로가 정한 논리와 물리 법칙들이 지배하는 가상 현실을 만들었다. 그리고 구글이 그러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이를 위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의 형태를 다시 재정비해야하기 때문에 구글은 분명 터치스크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형태로 그것을 만들어낼 것이다.

"대부분의 분야에서 뭔가를 만들 때에는, 이미 수천년간 축적되어온 전문 지식들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죠. 하지만 소프트웨어 디자인 분야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입니다," 윌리는 먼저 이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우리가 다루고 있는 모든 소프트웨어를 바라보며, 물었어요. 이것들은 대체 뭘로 만들어진거지?"

구글이 연례 I/O 컨퍼런스에서 이 거대한 계획을 밝히기 전까지, 이러한 각각의 디지털 서비스들을 어떠한 하나의 컨셉으로 묶어내야한다는 거대한 압박감이 존재했다. 노트북 웹 브라우저에 구글 검색바가 존재했었나? 자동차를 위한 구글의 대시보드가 존재했었나? 안드로이드 기반 TV 게임의 컨트롤러가 될 수 있는 안드로이드 타블릿이 있었나?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에서 안드로이드 폰으로 보내는 메시지에 관한 하얀카드 형태의 시스템이 있었나? 그 흰색 카드들 위에 위치할 한 번의 탭을 통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푸른색 버튼이 존재했었나?

실제로, 이러한 모든 질문들은 실재한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우리 디지털 생활의 토대가 되는 일련의 서비스들이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구글은 "크롬"이나 "안드로이드"처럼 어떤 하나의 형태가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스크린에 등장하는 정보의 전달자로서 우리 곁에 존재하게 될 것이다. 기차역에서 시계를 확인하면, 시계는 다음 기차가 언제 도착하는 지를 알려줄 것이다. 하지만 그 똑같은 시계를 일하는 도중에 확인하면, 시계는 상사가 보낸 중요한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또한 그 시계는 당신의 컴퓨터를 패스워드를 입력할 필요도 없이 자동으로 잠금 해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며, 잠금 해제된 컴퓨터 안에는 당신이 보려고 했던 그 이메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행여나 이 과정의 중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해버리더라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당신이 미팅을 위해 이동하고 있는 중간에는 당신의 폰이 확인이 필요한 대기 중인 이메일을 폰 화면 위에 띄워놓고 필요한 부분에 커서를 깜빡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항상 그렇게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5시가 되서 집으로 가는 길엔, 각각의 스크린들은 또 다른 새로운 업무를 할당받는다. 아이들을 태우고, 저녁을 준비하고, 왕좌의 게임 드라마 재방송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그리고 구글은 이러한 모든 기반 서비스들을 그들이 발표할 다음 모바일 OS 안드로이드 L 안에 들어갈 메테리얼 디자인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서 근간을 잡고 있다. 디지털 세계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결코 그것들을 하나로 통합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고 있던 내게, 이렇게 모든 디바이스에 걸쳐 그 밑바탕에 깔려있는 구글의 논리 체계는 굉장히 인상적이다.


구글이 만든 물건(Stuff)

메테리얼 디자인은 가장 순수한 디지털 환경 안에서 동작하는 물리적인 오브젝트들을 통해 가장 직관적인 느낌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들은 스크린 위에 띄워진 모든 윈도우와 버튼들이 마치 각각 하나하나의 카드인 것처럼 표현한다. 각각의 카드는 스크린의 유리와 당신의 손가락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상의 3D 공간이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의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이 굉장히 얇은 표면 안엔 인류가 알고 있는 그 어떤 물질보다도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실제 카드 용지는 찢어져버리지만, 구글이 말하는 이 애매모호한 물질은 그 크기를 두 배로 만들 수도 있고, 두세조각으로 나뉘어지거나, 또 여러개가 하나로 합쳐질 수도 있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실제 카드 용지는 그저 하얀 종이에 지나지 않지만, 구글이 말하는 이 물질은 그 위에 다양한 색과 애니메이션의 물결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러한 물리적인 속성들이 마치 도미노가 넘어지는 것처럼 일련의 논리들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스크린의 외부 부분을 누르면 스크린이 꺼지는 방식으로 동작하는 것과 같은 별 맥락없던 인터페이스와 달리, 안드로이드 L 에 담긴 모든 액션들은 모두 일관되게 동작하며 또 일관되게 반대로도 동작한다. 만약 캘린더에서 어떤 날을 누르면, 다른 날들의 부분과 안의 내용들을 밀어내며 그 날이 차지하는 부분이 넓어진다. 이메일은 아주 길다란 종이에 인쇄된 것처럼 보이며, 이메일을 읽던 도중에 개인 메시지 기능을 선택하면, 그 부분이 쓰레드 형태로 떨어져 나온다. 뮤직 플레이어 안에 있는 원형의 재생 버튼을 누르면, 그것이 가진 색이 확장되어 사각 형태의 컨트롤 패드로 변화한다.

이것은 구글이 진행했던 실제 종이에 대한 면밀한 연구 결과의 일부이다. 연구팀은 평평한(하지만 실제인) 메테리얼에서 빛과 그림자가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하는지를 보기 위해 구글의 앱 아이콘들을 실제 종이를 이용해서 직접 만들어보았다. 그리고 윌리는 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포스트잇 종이 접기에 스스로 완전 매료되었다고 내게 말했다. 물론 이런 식으로 한다고 해서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물리 법칙들을 그대로 모두 담아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바람일 뿐이다. 어쨌든 실제 종이는 결코 스스로 쪼개지거나 다시 합쳐질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들은 그들의 그 놀라운 종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이 생각하는 최대치까지 디자인을 끌어올렸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모든 타이포그래피와 사진, 색들을 배제한 상태에서 개발을 진행했다. 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듀르테가 깨닫게 된 한 가지 인사이트는 꼭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누구든지 그들이 만든 가상의 종이가 현실 세계의 원칙에 어긋나고 있을 경우 그것을 알아챌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 인사이트를 통해 디자인 팀은 현실 세계를 기준으로 디지털 컨셉을 잡아나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 동의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아가 이것은 메테리얼 디자인을 그저 단순히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것으로 만들어주었다.


두번째 자연

듀르테는 종이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종류의 물질을 추가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종이의 경우 그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그 어떤 물질보다도 상대적으로 스크린 위에 표현하기 쉬운 것이기 때문이었다. 종이가 가진 평평하고 하얀 표면은 벽돌이나 나무껍질같은 복잡한 텍스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나는 테이블의 린넨 소재나 스테인리스와 같은 것에 이르는 다양한 소재들을 상상해보았다. 심지어는 액상 형태나 거품 형태의 물질들까지도. 안 될 것 같은가?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그러한 소재들은 과거 애플이 주도했던 펠트 소재의 녹색 포커 테이블과 목재 소재의 책장과 같은 스큐어모픽 인터페이스 물결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것이 될 수 있다. 애플이 했던 그것은 그저 그것을 똑같이 흉내내서 그렸을 뿐이지만, 구글이 만드는 그것은 단순한 생김새 흉내내기에 지나는 것이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마치 그것이 현실과의 경계에 위치해있는 듯한 느낌을 주게될 것이다.

애플의 스큐어모피즘은 디지털 세상과 우리 사이의 간격을 좀 더 좁힐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형태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구글이 만든 이 놀라운 종이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그 간격을 더욱 좁혀냈다. 그 차이는 그저 단순히 실제 세계의 모습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스크린 이면에서 윈도우들이 왜 갑자기 나타나는건지에 대한 설명까지 함께 제공해줄 수 있다는 부분에 있다. 이러한 것들은 마치 그동안 업계에 존재했던 다양한 기교들을 구글이 직접 하나씩 리버스 엔지니어링해서 차근차근 정리한 뒤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일련의 애니메이션들로 재구성하여 보여주는 것과 같다. 메테리얼 디자인과 같은 철학을 발표하기 이전의 구글은 분명 그동안 업계에 존재했던 다양한 기교들을 공부하고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었을 것이다.

크롬북에서 안드로이드 앱이 실행되거나, 스마트폰으로 온 문자가 스마트와치 위에도 뜨는 것은 실제 세계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다지 자연스러운 부분이 아니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은 애초에 물리적인 세상에 존재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한 내용을 표현하고 지시해줄 만한 요소들의 상호작용이나 마땅한 물리적인 단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기능은 어떤 물리적인 이유가 있는게 아니라 그냥 우리가 그렇게 작동하도록 만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인터페이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의자나 책상에 대해 묘사할 때는 전혀 사용한 적이 없었던 "직관적인"과 같은 단어를 더듬거리며 사용하는 것이다. 메테리얼 디자인의 경우 이러한 맥락에서 스크린과 앱들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구글이 창조한 인위적인 하나의 표현이다. 디지털 물리 세상은 결코 실재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표현은 가상 세계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개념의 토대를 제공한다.



메테리얼 디자인이란 그저 단순히 여러가지 스크린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하게 디자인된 서비스들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보는 모든 것을 무언가 손으로 만져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진정한 '제2의 세계'를 만들기 위한 구글의 해답이다. 따라서 당신이 안드로이드 웨어 와치로부터 받은 그 푸시 알림은 그저 비트들로 이루어진 '죽어있는' 텍스트 데이터가 아니라 그 자체로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한 장의 '카드'와 같은 것이다. 그러한 구글이 제공하는 가상의 '카드'가 당신의 폰에서 당신의 손목으로 옮겨간 것이다. 그런 식으로 구글이 제공하는 가상의 '카드'는 이제 당신의 시계에서 TV로, TV에서 구글 글라스로 옮겨갈 것이며, 앞으로 이 사이에 또 어떤 디바이스들이 추가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제2의 세계'의 윈도우 모양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당신의 손목에선 원형일 수도 있고, 손바닥 안에선 네모난 형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메테리얼 디자인은 우리가 어떤 것과 상호작용하고 있는 것과 상관없이 항상 일관된 논리의 경험을 우리에게 제공해줄 것을 약속한다. 콘텐츠는 그러한 다양한 스크린들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것이며, 그 느낌은 마치 중력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구글의 아이디어를 내가 뭔가 좀 더 거창하게 확대 해석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구글은 그러한 맥락에서의 과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듀르테는 MIT에서 보여주었던 결과물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제 메테리얼 디자인은 스마트폰, 태블릿, 와치 등의 디바이스가 가진 유리를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형태로 모습을 재정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인터랙션 디자이너들이 그들이 부리는 마법을 이제 실제 세상에서도 펼칠 수 있도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하나로 융합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에 인터페이스는 곧 오브젝트 그 자체가 될 것이다. 듀르테는 이 과정에서 메테리얼 디자인이 분명 우리를 둘러싼 삶의 인프라 수준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가 말하는 세상에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의 표면이 빛나고, 변화하고, 움직일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가 대화하고, 배우고, 일하고, 사는 등의 모든 생활이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구글은 그 과정에서 우리가 상호작용하는 것이 폰이든, 집이든, 시계든 상관없이 언제나 인간공학적인 요소들로 가득찬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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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대체 뭐하는 회사죠?" 라고 나는 질문했다.

팀원들은 그 질문에 대해 걱정스러운 내색을 보이며 웃었다. 듀르테는 답변으로 기업의 성격에 대해 언급했다. 좀 더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단순한 인터페이스와 같은. 윌리는 남는 시간을 그가 가진 생각들을 정리하는데 사용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기술, 혁신, 디자인을 활용하여 사람들이 좀 더 그들이 가진 시간을 좀 더 잘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고 윌리는 말했다.

이 말을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모두 다 구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구글은 용도를 정의할 수 있는 어떤 물건이 아니다, 그보다는 더 넓은 범위에서 우리의 삶에 끊임없이 순응하며 기회에 따라 자유롭게 모양을 바꿔나갈 수 있는 그냥 우리 삶의 토대에 존재하는 서비스이다.

구글은 그들이 스스로 창조해낸 이 놀라운 종이를 통해 스스로도 비결정질의(amorphous) 물질이 되길 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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