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5, 2013

bothsidesofthetable ; 경영자 사전에 절대 있어선 안될 단어

Originally posted : May 15, 2013.

 경영자 사전에 절대 있어선 안될 단어 
 The One Word That Shouldn’t Exist in an Entrepreneur’s Vocabulary 

by Mark Suster

No.

최고의 경영자들이 절대 허용하지 않는 단어이다.

이제 지금부터 이에 관한 설명을 시작하겠다. 왜냐하면 이것만으론 No라는 말 자체를 극단적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식의 상투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 내 얘기를 한 번 들어보라. 



어렸을 때 기업가 정신에 관한 롤 모델이 있었다. - 그건 바로 어머니였다. 그녀는 자연스러운 리더였다. 그녀는 사크라멘토 UJA의 회장이었다. 난 그로부터 시민 참여와 리더십에 관해 처음으로 직접 보고 배워나갔다. 

어머니는 간호사였지만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진 않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뉴욕 타임즈의 크로스워드 퍼즐을 나보다 더 빠르게 푸는 분이셨다. 이 사실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그러하다.

어머니는 장사꾼 기질을 가지고 계셨다. 남자보다 기가 센, 일종의 타고난 세일즈맨이셨다. 어머니는 절대 "no" 라는 단어를 듣게 되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아하셨는데 오히려 내가 다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나의 어린시절은 어머니가 어머니에게 사기치려했던 행상인과 싸우던 기억으로 채워져있다. 논쟁이란 그것을 끊임없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이었느냐 아니었느냐와 같은 것에서 결정되는 문화적인 부분이다. 나의 경우엔 접하는 환경이었다. 그것이 좋든 싫든간에 어쨌든 이것은 매우 유태인스러운 것이다. 어머니는 내가 논쟁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르치셨다. 식당에 가서 만약 웨이터가 우리를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나 코너 쪽 테이블에 앉히려고 할 때면 어머니는 그 말에 전혀 신경쓰지 않으셨다. 

13살 때, 어머니는 우리 가족의 첫번째 컴퓨터를 구입하셨고 내가 그것을 배울 수 있도록 격려해주셨다.

그녀는 베이커리와, 레스토랑으로 총 2개의 사업을 운영하셨다. 그리고 난 소프트웨어 회사로 일하러 떠나기 전인 17살 전까지 두 군데 모두에서 일하였다. 난 일하지 않고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 배웠다. 내 기억에 아버지는 의사셨고 아마도 내가 내 돈을 스스로 벌 필요는 없었을 것인데도 그러했다. 어머니는 내게 항상 이것이 나의 의무라고 가르치셨다.

그리고 내가 더 어렸을 때, 어머니는 앞으로 내가 절대 잊지 않게될 한 가지를 가르쳐주셨다.


"너가 직접 물어보지 않으면, 너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단다."


그것은 간단한 이야기였다. 나 역시 알고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다는 점이다.

두 가지 이야기를 준비했다. 


첫번째 이야기.

내가 런던에서 일할 때 내겐 정말 뛰어난 비서 Deborah Halliday가 있었다. 그녀는 아주 "제대로된" 영국의 젊은 여성이었다. 그녀의 형제는 영국의 럭비 팀에서 뛰었으며 옥스포드 대학교에 진학했다. 그것은 마치 미국에서 NFL에서 뛰고 있는 형제를 갖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영국은 특히 장사꾼처럼 행동하는 것이 이상하게 받아들여지는 나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나는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개의치 않고 다르게 행동했다. 

난 한 달에 한 두번씩 프랑스와 독일 여행을 위해 Deborah에게 예약을 부탁했었다. 지금과 같은 온라인 예약 방식도 있긴 했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초기였다. 

Deborah씨에게 말하길, "내가 Champs Elvsees라는 170 유로짜리 방을 가진 호텔을 찾았거든. 근데 난 그 정도 돈을 내고 싶진 않아. 그들에게 120 유로 정도면 괜찮을 거 같다고 말해줘." 라고 했다.

"네? 어... 어떻게요?"
"정해진 가격인걸요. 그렇겐 안돼요, 가격을 그런 식으로 바꿀 순 없어요."

내가 말했다. "아냐 할 수 있어. 그들에게 내가 근처에 100 유로짜리 방을 제공하는 호텔을 찾았는데 그래도 가능하면 당신들 호텔에서 묵고 싶어한다고 말해. 흥정 한 번 해보라구."

Deborah는 굉장히 당황했다. 미안 부인, 신의 가호가 있기를!(Bless her cotton socks). 난 그냥 Deborah씨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선까지만 적당히 이야기하라고했다.

그리고 말했다. "Deborah양. 물어보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구. 물어본다고 해서 그들에게 들을 수 있는 가장 최악의 말이 뭐야? 안됩니다라고 말하는거? 만약 걔네가 그렇게 말하면 그냥 다음날 내가 전화해서 170 유로에 방을 예약하면 돼. 한 번 시도해본다고 해서 나쁠 거 없다구"

클래식한 Mexcian Road 전략이다.

한 가지 말해주자면, 그들은 절대 안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간혹 아닐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아직 빈 방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이 방법에 푹 빠졌다. 그것은 마치 해방과도 같았다. 난 그녀에게 마치 게임처럼 그것을 가르쳤다. 나중엔 그녀가 얼마나 더 싼 가격에 방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도전했다. 요즘까지도 그녀가 그 방법을 알기전까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에 대해 말하며 킥킥거리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이 방법은 당신이 원하는 그 무언가를 얻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당신이 그저 시도해보기만 한다면.


두번째 이야기.

시간이 좀 흐른 뒤, 내 아들 Jacob에게 관한 이야기이다. Jacob은 현재 10살이다. Jacob이 7-8살이었을 때 아내는 아이 옆에 앉아 숙제를 도우면서 숙제를 미리 잘 끝내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가르쳤다. 운이 좋게도 난 이런 것에 대해 잘 잡아줄 수 있는 아내를 만났다. 아내가 아니었다면 Jacob은 버릇이 잘못 들여졌을 것이다.

아내와 아이는 종종 Le Pain Quotidien(역자주:르 팽쿼 티디앙, 국제 프렌차이즈 제과점)에서 숙제를 진행했다. 그리고 Jacob은 여기에서 잘만 하면 숙제를 잘 마친 상을 받을 수 있었다.

어느 날 Tania는 아이를 카운터로 데려가 상으로 먹고 싶은 것을 집도록 했다. 아이는 초콜릿 케잌를 가리키며 아내에게 자기는 한 조각만 먹고 싶다고 말했다.

"그건 안된단다 아가야, 케잌은 통째로 하나이기 때문에 그 중 일부만 구입할 순 없단다. 그러니 다른 걸 찾아보는 게 어떻겠니?"

Jacob은 말했다, "아니에요 분명히 한 조각만 구입할 수 있을거에요, 한 번 물어봐요!"

Jacob은 IJ(역자주:유태인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를 가지고 있었다.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어떻게 물어봐야할지 알고 있었다. 아이는 공손하게 말했지만 스스로 벽에 부딪혔을 때 "어쩔 수 없지 뭐" 라고 말하기 보다는 "왜 안되지?" 라고 묻는 법을 알고 있었다.

아내는 카운터 직원에게 물어봤고, 직원은 "그럼요." 라고 답했다.

이 일이 있고나서 아내는 집에 돌아자마자 곧바로 내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아내는 Jacob이 협상가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은근히 좋아했다. 난 항상 이에 대해 칭찬했다.


두 이야기는 아주 잘 알려진 교훈을 담고 있다. 물어보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말라. 거의 매주말마다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생각해보세요, 물어본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안 좋은 상황이 뭔지? '안되요' 라는 말. 그뿐이지않아요?"

내 말이 바로 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만나는 사람의 95%는 바로 그 거절의 말이 두려워 말조차 꺼내지 못한다. 그들은 개인적으로 이것을 굉장히 부끄럽거나 모욕스럽거나 심지어 혹은 실패라고까지 여긴다.

난 항상 "안되요" 라는 말을 듣는다, 왜냐하면 난 남들에 비해 더 많이 물어보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안되요" 라는 말을 듣는 걸 개의치 않도록 해라.


작년에 워싱턴DC에서 로스엔젤레스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던 적이 있었다. 난 평소에 비행기를 많이 이용한 탓에 비즈니스석을 이용했고 가족은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 하지만 난 그것이 불편했고 자리를 바꿀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좌석을 서로 바꾸는 것에 대해 물어보자, 우리 가족은 만약 빈 자리가 3개가 있는지 물어보고 있으면 그걸 달라고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내 생각에 분명 항공사는 이 제안을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차피 그래봤자 "안되요"라는 대답만 듣게될 뿐 잃을 게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러자 항공사는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약간의 업그레이드 요금은 지불해주셔야 합니다. 또 이륙 전까지는 안되고 이륙 후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진행해야 겠네요." 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빈 좌석은 마련되었고, 항공사는 남는 자리니까 추가 요금은 받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낸 것이다!

우린 같은 방법으로 런던에서 발티모어까지 가는 비행편도 업그레이드 시켰다.

비현실적이게도 2번이나 연속으로 말이다. 아내는 이런 상황을 믿지 못해 하면서도 내심 좋아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비즈니스석에 앉아가게 된 이 에피소드를 통해 배운 중요한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바로 아이들은 "왜 안되?" 라고 묻는 법을 배웠다는 점이다.

묻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


그리고 "안되요"에 관한 이야기가 한 가지 더 있다.

이런 거절의 말을 듣는 것이 왜 두려운 일인지는 나도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알고 있다. 나 역시 결국 아무런 주문도 따내지 못해내는 수많은 미팅 자리를 겪었다. 또한 결국 투자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 수백명의 경영자들의 스피치도 소화해보았다. 결국 성사되는 건 그 중 소수이다.

한 번 실험해보라.

기술직이든, 마케팅직이든, 관리직이든, 회계직이든간에 누구와든 한 번 인터뷰를 진행해보라. 그렇다면 인터뷰가 끝나고 "감사합니다"로 말을 마친 뒤 항상 그들 중 일부만이 다음 일정에 대해 물어볼 것이다.

어떤 한 유능한 세일즈 직원은 당신에게 미팅이 끝난 뒤 이렇게 물어볼 것이다, "자, 저와 진행하신 인터뷰가 어땠나요? 당신은 또 누구와 이야기를 나눠봤죠? 나와의 대화는 느낌이 어땠나요? 우리의 제안을 검토하기 위해 뭐 더 필요한 자료가 있나요? 이제 우리는 앞으로 어떤 과정을 진행하게 되나요?"

유능한 세일즈 직원들은 "계약을 따내기 위해" 훈련된다. 만약 당신이 세일즈 직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들이 계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좋지 않은 신호이다.

난 그들의 생각을 흔들어 놓는 걸 좋아한다. 그들의 방식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당신에게 이 자리에 대해 맡아줄 것을 제안한다면, 당신은 그것을 수용할 의향이 있나요? 당신이 생각하는 다른 선택지는 뭔가요? 만약 우리가 당신을 설득하려면 뭐가 더 필요할까요? 우리와 함께 하기까지 또 어떤 과정들이 남아있을까요?"

난 이것들이 궁금하고, 어떤 대답이 돌아오든 두렵지 않다. 

특히 가장 좋아하는 건(딱히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우리 회사는, a, b, c와 같은 건 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변호사들(혹은 VC투자자)과 협상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말을 어떻게 무력화시키는지 알려주겠다. 난 보통 저렇게 이야기하면, "당신이 평소에 어떻게 해왔는가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난 현재 우리의 상황엔 이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당신이 내게 논리적으로 우리 회사와 함께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이야기하더라도, 난 이것이 분명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요약하자면, 내가 하고자하는 말은 스스로 자신에 대해 솔직해지라는 것이다. "묻는 것"은 연습되어지고 학습되어질 수 있지만 그 이전에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알아야 한다.

당신 스스로를 바라보았을 때 당신은 계약과 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가? 일반적인 것이 아닌 다른 특이한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가, "길 건너 다른 호텔에 묵는 것보다 그냥 당신 쪽 호텔에 120 유로의 가격으로 묵을 수 있을까요?" 같은 질문 말이다.

만약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직 껄끄럽다면, 여전히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그 크기가 좀 더 작은 부분을 가지고 연습해봐라. 익숙해질 수 있도록. 이것은 분명히 경영자로서 당신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다.

결국에 - 묻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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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othsidesofthetable.com/2013/05/15/the-one-word-that-shouldnt-exist-in-an-entrepreneurs-vocabulary

May 2, 2013

Tell you something ; 영화 '라따뚜이'에 담긴 스티브 잡스의 '창조'와 '기업 문화'에 대한 철학, 그리고 그의 '메시지'. (1편)

한줄 요약 : 영화 라따뚜이의 주제는 '창조'이며 그 안엔 창조의 3가지 원리 '조합', '발견', '융합'이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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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지구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었던 핵심적인 대표적인 특징은 바로 인간 고유의 '창조'적 특성이다. 이러한 특성을 통한 창조적인 아이디어간의 싸움은 인간 간의 경쟁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비단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전분야에 걸쳐있는 관심사이며, 우리는 매일매일 모든 면에서 어떻게 하면 더 '창조'적일 수 있을까 고민하며 살아간다. 

자, 그렇다면 이 시대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는 이 메커니즘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을까.
전설이 되어버린 그의 철학은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고맙게도 그는 자신의 철학과 노하우를 쉽고 명확하게 정리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세상에 제공했다.

바로 그가 세운 영화사 픽사가 제작했던 영화 '라따뚜이'가 그것이다.

'창조와 기업문화에 대한 철학'과 같은 내용을 영화 주제로 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생각해보라. 투자자 입장에서 '창조와 기업 문화'를 담은 영화라 했을 때 그게 시장성이 있어보이겠는가? 사실 내가 아는 범위에선 이런 경우는 아예 없는 수준이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으로? 공주와 왕자, 로빈훗, 피터팬, 장난감들의 이야기와 같은 것들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서? 이 영화는 그렇게 영화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주제 선정에서부터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실천하기 시작한다.

매일매일 '창조'에 대한 관심으로 가득찬 일상을 보내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이제 영화를 보며 정리했던 내용을 엮어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나온지도 시간이 꽤 흐른 영화고 나 역시 예전에 정리했던 생각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자신있게 꺼내놓을 수 있었던 건 이제 소개할 이야기들은 시간에 상관없이 그 때나 지금이나 또 앞으로도 우리에게 영원히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또 이제는 이후 잡스의 행보와 맞물려 당시엔 짚어낼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 곳곳에 추가되어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여주었기도 하다.

이야기는 주제가 난잡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총 3가지 주제 '창조', '기업문화', '메시지'편으로 나누어 이야기할 것이다. 3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왜 내가 멀쩡히 감독도 따로 있는 영화를 스티브 잡스가 본인의 철학을 녹여낸 영화라고 이야기하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블로그에 제대로 주제를 잡고 쓰는 첫 글이기도 한 이 글이 그럴듯한 헛소리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번 시청하였음은 물론 지금껏 미뤄두었던 잡스 전기도 빠짐없이 읽어냈다. 이 모든 준비 작업이 끝나고 드디어 글을 쓰기 시작하건데 내가 하는 모든 것이 그렇듯 부디 모두에게 유익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글이 되길 바란다.


- 1편 : ‘창조' -

1. 창조하지 않는 것은 ‘쓰레기나 훔쳐먹는 한심한 도둑’에 불과하다.


[ 자신의 엄청난 재능을 고작 음식에 쥐약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데 허비하게 되는 레미. ]
아버지 : " 어떠냐 아들아, 넌 정말 숭고한 일을 해내고 있는 중이란다. "
레미 : " 숭고한 일이라고요? 우린 그저 도둑일 뿐이에요, 아버지. 심지어 우리가 훔치고 있는 것들은 그저 '쓰레기' 일 뿐이라구요. " 

여기서 버려진 쓰레기를 취하는 것은 곧 아무런 노력없이 그저 '카피'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에 대해 레미는 강력히 반발하지만 아버지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이러한 '그저 늘 하던대로 남이 버린 쓰레기를 가져다 취하면 되는거지 뭘 그렇게 어렵게 살려고 드는가?' 라는 이야기는 경쟁력있는 생각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배끼기에 급급한 우리 주변의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레미는 이것을 '도둑'에 비유했고, 잡스는 이것을 '수치심 없는 도둑질' 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그가 말년에 진행했던 삼성과의 기나긴 치열한 법정 소송을 통해서도 잘 드러났었다.


2.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은 '창조적'이라는 점이다.


[ 인간은 곧 창조다. 하지만 인간들에 대한 관심은 위험하니 집어치우라고 말하는 아버지. ]

영화 안에서 레미가 바라보는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은 창조다. 이는 잡스가 누누히 밝혀왔듯이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일치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아버지는 그러한 인간들은 위험하니 그들에 대한 호기심을 거두라고 말한다. 물론 영화에서의 그 위험함이란 쥐들의 생존에 관한 이야기지만 조금만 시각을 옮겨서 생각해보면 인간의 가장 큰 특성을 '창조'라고 했으니 인간을 '창조적인 시도'에 빗대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이 담긴 레미의 대사.

레미 : " 물론 인간을 멀리해야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분명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무언가가 있다. 그들은 그저 '생존' 자체만을 위해 살아가지 않는다. 그들은 발견하고, 나아가 창조해낸다. "


그렇다. 인간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 바로 '창조'인 것이다. 

자 이제, 1989년에 잡스가 했던 인터뷰를 보자.

스티브 잡스 : " 자, 앞서 말씀드린 부분으로 돌아가 보죠. 아시다시피 인간은 기본적으로 도구를 만듭니다. 컴퓨터는 우리가 이제까지 만든 도구 중에 제일 놀라운 도구이죠. 1970년대에 많이들 가졌던 깊은 통찰력은 그 도구를 개인에게 안겨다 주는 것의 중요성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세계에서 제일 강력한 컴퓨터를 만드는데 드는 똑같은 비용으로 1/1000만큼의 파워를 가진 컴퓨터 1,000대를 만들어서 1,000명의 손에 넘긴다면? 세상에서 제일 강력한 컴퓨터를 한 명이 쓰기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을 겁니다.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창조적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툴을 만든 이조차 전혀 생각지 못 한 방법으로들 사용할 겁니다. 이 툴로 뭘 어떻게 하는지 알게 되면, 다른 999명도 공유할 수 있어요. "

굉장한 인사이트다. 그는 이 말을 이미 1989년에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스마트폰과 앱스토어의 등장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잡스는 그저 자신이 가졌던 철학대로 제품을 발전시켜왔을 뿐이다. 업계에 다른 이가 이것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있었더라면, 오늘날 애플의 영광은 다른 회사의 차지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아가 한 가지 더 발견할 수 있는 점은 그가 컴퓨터 산업을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이 그가 컴퓨터를 그저 돈버는 수단으로서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창조적 동력을 좀 더 강력하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라는 의미로서 생각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면에서 봤을 때, 잡스는 그저 변함없이 이 한 가지 맥락으로 꾸준히 매진해 왔던 것일뿐이었다. 아이폰 이전에 핸드폰과 컴퓨터 업계가 해왔던 성능과 가격에 대한 숫자 경쟁의 프레임을 단 번에 무기력하게 만들고 시장의 질서를 바꿀 수 있었던 건 어느 날 갑자기 떠올린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이미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던 소신과 철학을 유지하고 보완해온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3. 창조의 첫번째 기본 원리. '조합'


[ 치즈와 딸기를 이용해 '조합'에 대해 설명하는 레미.
시각적으로도 참 이해가 잘 되게 표현하였다. ]

레미 : " (치즈와 딸기를 따로 한 입씩 베어먹으며) 각각 먹으면 각각 완전히 특성있는 맛이지만, (두 가지를 한꺼번에 같이 베어먹으며) 만약 두 가지를 한 번에 같이 먹으면 완전히 새로운 맛이 느껴지지. "

'창조'에 관해 모든 이야기를 꿰뚫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조합'.

난 이것을 스스로 깨우치는데 어린 시절 많은 시간을 소모했었다. 왜냐면 내가 어린 시절 듣고 자랐던 '창의성'에 관한 이야기들은 모두 마치 로또처럼 어디서 갑자기 짠하고 나타나는 것처럼 묘사되왔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가 교육 전반에서 시행하는 '창의성'을 설명하는 뉘앙스를 보면 '괴기하고', '이상하고', '선택받은 천재들의 영감'과 같은 느낌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완전한 오해다. 이러한 교육 방식은 마치 창의성을 선택받은 소수만이 가지는 고유의 능력처럼 오해하게 만든다. 하지만 실제 창조의 과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땅에 인간이 창조하는 그 무엇에도 완전히 새로운 '창조'란 없다. 다만 그저 우리는 새로운 '조합'을 '발견'할 뿐이다. 

자칫 거창해질 수 있는 이 이야기를 영화에선 단 10초만에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준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 어린 시절 많은 시간을 헤매며 흘려보냈던 나로선 심지어 억울한 마음까지 들 정도로 좋은 장면이다.


4. 창조의 두번째 기본 원리. '발견'


[ 버섯을 조리하기 위해 옥상까지 찾아올라간 레미. 번개를 맞기 직전 찰나의 순간.
생각해보라. 이러한 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인가? ]

나를 더 놀라게 했던, 창조의 두번째 기본 원리 우연한 '발견'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우연히 얻은 버섯을 조리하기 위해 옥상까지 올라가서 굴뚝에서 조리하던 레미가 번개를 맞고, 이 때 번개를 통해 순간적으로 튀겨진 버섯이 전혀 생각치 못한 새로운 맛을 낸다는 사실을 레미가 우연히 '발견'하는 장면이다.

생각해보라, 레미가 남다른 두뇌를 가진 쥐였기 때문에 이를 발견할 수 있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그저 우연히 발견했을 뿐이다. 이러한 기회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두번째 기본 원리 '발견'의 중요한 특징으로 바꿔말하면,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이 '창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그 우연의 순간을 마주하면 '창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 기회가 정말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도 담겨있다.  
- 다른 쥐들처럼 버섯을 그냥 있는 그대로 먹으려 했다면,
- 버섯을 굴뚝의 연기를 이용해 훈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 직접 옥상까지 올라가 그것을 시도해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누구나'가 아니라 '노력하는 누구나'라는 점. 이것이 바로 두번째 기본 원리. '발견'의 키포인트다.


5. 창조적이기 위한 자세. '실패'는 '창조'의 어머니. 


[ 자신의 우상인 구스토의 말을 들으며 감동하는 레미 ]
구스토 : " 실수는 잊어버리세요. 이것은 당신의 요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위대한 요리는 겁쟁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풍부한 상상력을 지니고, 마음을 강하게 다잡으세요. 잘 안 될 것 같아 보이는 것도 한 번 시도해보세요. 그리고 절대 타인이 당신의 출신 등을 이유삼아 한계를 정해버리도록 두지 마세요. 당신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한계는 당신 자신 뿐입니다. 이 말들은 모두 사실입니다. 누구나 요리할 수 있어요. 그리고 두려움을 모르는 용감한 사람만이 위대해질 수 있습니다. "
레미 : " 완전 그냥 한 편의 시네... "

여긴 내가 굳이 말을 덧붙일 필요가 없다. 구스토의 말이 모든 걸 이야기해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사람만이 '창조'할 수 있고 나아가 위대해질 수 있다.

잡스는 인터뷰(스티브 잡스 : 인생의 진실 https://www.youtube.com/watch?v=rFxv3QZSfBw)에서 정확히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한 적 있다. 


6. 창조적이라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 배고픔에 지친 나머지 빵을 훔쳐 먹으려는 레미를 다그치는 구스토의 영혼 ]

레미가 느끼는 배고픔의 유혹이란 우리가 마주하는 '카피'의 유혹과 같다. 그것은 너무나 손쉬워서 절박한 상황에서 그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더욱 더 힘든 일이 된다. 하지만 구스토는 이런 레미에게 이렇게 말한다.


구스토 : " 레미, 넌 잘 할 수 있잖니. 넌 요리사야. 요리사는 만들고, 도둑은 훔치지. 하지만 넌 도둑이 아니잖니. "
레미 : " 하지만, 배가 고픈걸요. "
구스토 : "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면 음식은 나타날거야 레미. 음식이란 언제나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 앞에 나타나는 법이거든. "

창조적이라는 것이 분명 힘든 일이라는 걸 안다. 그러한 어려움에 부딪힐 때면 언제나 창조적이려는 노력을 그만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마라.
진정 창조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겐 언제나 그 길이 열리기 마련이다.

창조적인 길을 추구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또 앞으로 이를 겪게 될 이 시대 창조적인 리더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메시지이다. 


7. 창의적이기 위한 조직문화. 세 번째 원리. 각기 서로 다른 전공들의 '융합'.

사실 2편 '기업 문화'에도 속하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창조'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1편 마지막 단락에 이 장면을 포함시켰다.

오늘날 여기저기 남용되고 있는 단어 '융합'

개인을 넘어서 조직이 창의적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에 대한 답이 되는 장면이다. 물론 개인의 창조에 있어서도 분야간 융합은 중요한 키가 된다. 여기선 더 큰 틀에서 '창조적인 조직'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로 서로 다른 전공의 '융합'에 대한 이야기이다. 




[ 엄지만으로 사람을 죽인적이 있다는 Horst. 최고의 레스토랑이라서 요리 엘리트 출신들이 가득할 것 같지만, 
정통 요리학교 출신이 아닌 요리사들이 오히려 대부분이다. ]


꼴레뜨 : " 사람들은 최고급 요리사들이 도도하고 오만할 거라 생각하지. 또 그래서 요리사들은 그렇게 행동하기도 하고. 하지만 사실 알고보면 그렇지 않아. 
Lalo 는 12살에 가출했어. 그리곤 서커스단에 곡예사로 일을 시작했지. 하지만 곧 무대 감독의 딸과 놀아나다 해고당했어. Horst 는 비밀이 많아. 아무것도 확실히 알려진 게 없어. 그는 그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 항상 말이 바뀌거든. 공금을 횡령했다거나, 볼펜 한 자루 만으로 프랑스에서 두번째로 큰 은행을 털었다거나, 아비뇽의 오존층에 구멍을 뚫었다거나, 엄지 하나만으로 사람을 죽였다거나. 그런 식이지. Pompidou와는 카드게임을 해선 안돼. 그는 라스베가스와 몬테카를로에서 출입금지를 당했거든. Larousse 는 레지스탕스였어. 
자, 이제 알겠지? 우리는 아티스트야, 마치 해적과 같다구. 우리는 요리사 그 이상이야. "


학문간의 '융합'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하도 떠들어대서 말만 들어도 하품이 다 나올 지경이라 굳이 더 이야기하지 않겠다. 

[ 메킨토시 개발 당시 사무실에 걸렸던 해적 깃발의 모습 ]

다만 그보다 꼴레뜨가 마지막에 언급한 '해적'이란 단어에 좀 더 주목한다. 왜냐하면 '해적'이란 표현은 잡스가 추구했던 조직 문화를 상징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잡스 전기를 보면 사무실에 해적 깃발을 세우고 개발자들에게 해적의 정신을 갖자고 이야기하는 잡스의 실제 일화도 등장한다. 심지어 이 때문인지 1999년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의 제목은 '실리콘밸리의 해적들'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해적 문화의 어떠한 면이 이런 면모를 낳는다는 것일까? 대표적인 몇 가지만 소개한다. 


 - 해군은 가만히 지금있는 것을 지키기에 급급한 존재지만, 해적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도전을 즐기는 존재들이다. 

 - 해적들의 문화에선 영원히 온전한 것이란 없다. 최고의 자리란 매순간 끊임없이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자에게만 돌아간다. 

 - 때문에 해적을 이끄는 선장이란 언제나 진취적이다. 부하들에게 다음 목적지를 이야기해주지 못한다면, 그 누구의 손에도 손쉽게 목이 떨어져나갈 수 있는 게 해적의 선장이다. 


'해적 문화'. 바로 이 것을 말하기 위해 꼴레뜨의 대사 마지막에 굳이 '해적'을 언급한 것이 아닐까. 

한 가지 덧붙이자면, 페이스북을 설립한 마크 주커버그가 말했던 '해커 문화' 역시 그 맥락을 거의 비슷하게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다른 점도 있지만, 이야기가 길어질 수 있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에 대해 좀 더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 분명한 점은 업계의 전설적인 두 경영자가 가졌던 철학의 맥락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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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1편을 마친다.

그가 던진 창조의 키워드를 정리하면 크게 3가지 '조합', '발견', '융합'이 된다.

누구나 이에 대해 개략적으론 말할 수 있으나 이렇게 쉽고 명확하게 영화 한 편으로 정리해서 시장에 내놓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목표대로 더 많은 사람들 그 결실을 누릴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이 그 목적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길 바란다.

나아가 이 글을 통해 앞으론 '창의성'을 이야기할 때 마치 천재들만이 순간적으로 가질 수 있는 특권처럼 소개하는 일이 줄어들길 바란다. 그렇게 창조에 대해 오해하여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는 건 나 하나만으로 족하다.

다음 2편에선 '창조'적인 사람들의 성공적인 협업을 위한 '기업 문화'에 대한 철학을 잡스가 어떻게 영화 곳곳에 녹여냈는지 이야기할 것이다. 1편을 소화하고 2편을 소화한 뒤엔,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한 때 경영업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애플의 조직 구성 특징과 그 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