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1, 2014

fastcodesign ; 위대한 브랜딩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Originally posted : April 21, 2014

 Great Branding Is Invisible 
 위대한 브랜딩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BMW의 차 문이 닫히는 둔탁한 소리, 누르는 소음을 제거한 전자계산기 버튼, 사람이 직접 응대하는 전화 통화. 바로 이런 것들이 당신을 매료시킨다.

-

"악마는 디테일 안에 있다"라는 문구는 잘 알려진 상투적인 문구이며 실제로도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엔 그것을 조금 바꿔보고자 한다. 마법은 디테일 안에 있다로. 원자재와 같은 것 이외에 또 제품의 질을 결정하는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그것은 바로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구찌(Gucci)사의 정품 핸드백과 짝퉁 핸드백을 생각해보자: 둘 사이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어떤 "가죽"을 쓰느냐 외에도, 스티칭 처리 방식, 내부 라이닝 방식, 지퍼 처리 방식 등등이 있을 것이다. 짧게 말해, 제품의 질이라는 건 그 제품을 실제로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만져보기 전까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그런 쉽게 찾기 어려운 곳에 숨어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장인정신이 럭셔리 브랜드를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브랜드 또한 그들이 표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와 다르지 않다. 당신의 회사를 시장 내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되도록 만들어줌과 동시에 당신의 회사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 곳인지를 정확히 요약해서 설명해줄 수 있는 "독자적인 포지셔닝 문구(UPS : Unique Positioning Statement)"나 로고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사실 어떤 면에선 무의미한 일이다. 그러한 문구(tagline)는 매력적이긴 하겠지만, 결국 그 문구가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여성에게 샤넬의 No.5 향수나 이세이 미야케의 L'Eau d'Issey Florale 향수를 구입하도록 만들까? 그런 매력적인 문구보다는, 결국 그녀의 피부위에서 어떤 향기가 나도록 만드는지가 구입 여부를 결정짓는다.

자, 그렇다면 무엇이 당신을 특별하게 만드는가?

당신의 브랜드를 다른 경쟁 브랜드들보다 좀 더 유니크하게, 좀 더 낫게 만들어주는 것은 굉장히 많은 작은 요인들이 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루어진다. 이 말은 뛰어난 서비스나 제품을 만드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뿐만 아니라, 세일즈 부서나 지원 팀들이 고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고객 센터 직원이 전화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에 관한 것까지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Jawbone UP24는 피트니스 트래킹 디바이스로 그 좋은 예이다. 이 기기가 나의 수면 패턴과, 운동 패턴, 다이어트 등에 관해 착실하게 체크해준 뒤로, 나는 이 손목밴드와 그와 함께 사용하는 iOS 어플에 완전히 중독되어 버렸다. 한 때 이 밴드가 갑자기 작동을 멈춘 적이 있었는데, 그 뒤 세 달 동안, 나는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었다. 그동안 기록되었던 데이터들이 지워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굉장히 걱정했다. 하지만 쥬본은 이에 대해 아주 훌륭한 지원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이 문제에 대해 이메일과 전화 통화를 통해 나와 직접적인 만남없이 문제를 처리했다. 또한 자동응답 시스템과 같은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문제를 처리했다. 결국 회사가 제시한 해결책들이 모두 통하지 않고, 기기 자체의 오작동이라는 것이 밝혀지자마자 그들은 곧바로 새로운 밴드를 발송해주었다. 그러자 난 이 인도적이고 효율적인 대처에 대한 감사한 마음 덕에 곧 더욱 더 충성스러운 고객이 되었다. 멍청하게 작동해서 더욱 더 큰 곤경에 빠뜨리는 자동 응답 전화나 자동 응답 이메일 시스템과 같은 것 대신에 전문적이고 공손한 태도를 가진 직원이 문제를 처리하도록 돕는 것과 같은 추가적인 노력은 이렇게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든다.

디테일이 보이지 않도록 유지하라.

소비자의 마음 속 브랜드 이미지 형성은 다면적인 디테일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그러한 디테일들은 잠재의식 속에서 전달되는 것들일 것이다. 모두가 바로 인지할 수 있는 손수 작업한 스티칭 처리와 같은 요소가 정말 커다란 차이를 불러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전문적인 수준으로 작업된 디테일들, 쉽게 인지하기 어려운 것들, 바로 이러한 것들이 마법 같은 놀라운 감정을 만들어낼 것이다. 독일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아우디, BMW, 벤츠와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자. 만약 당신이 BMW의 쇼룸에 들어서서 5 시리즈 모델을 살펴본다면, 가장 먼저 자동차 문을 닫을 때 나는 깔끔하면서 만족스러운 둔탁한 소리가 자동차가 가진 품질을 표현해줄 것이다. 달그락거리지도 않는,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리도 아닌, 묘한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컴팩트한 소리 말이다. 바로 이 소리는 당신이 외부의 소음과 불편함으로부터 단절된 안전하고, 안락한 장소로 입장했다는 표현이다.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스티어링 휠 이면에도 조심스럽게 작업된 디테일들이 숨어있다. 향기와, 시트의 느낌, 스티어링 휠에 닿는 손 끝의 느낌, 적당한 세기에 반응하는 대시보드 버튼들과 같은 것과 같은 것들말이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완벽한 눌림감과 눌림 소음 제거 기능을 가진 HP사의 전자 계산기 버튼과, 그 경쟁사인 카시오(Casio)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사의 버튼을 생각해보라. 후자인 두 회사는 사용자가 버튼을 누를 때 어떤 느낌이 들지에 대해 별로 고민하지 않았고 결국 그것은 차이를 만들어냈다.

광고와 브랜딩은 바로 이러한 방식의 생각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핵심 아이디어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성공은 그 핵심 아이디어를 뒷받치는 아이디어의 실행과 일관성, 그리고 모든 세부적인 부분들에 대한 촘촘한 관심들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브랜드를 간결한 문장으로 정의해라,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들로 하여금 그것이 그 문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다양한 긍정적인 요인들로 하여금 그것이 실제로 인식되어 믿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당신과 고객 사이의 의사 소통이 충분히 잘 다듬어져 있고 인식가능하도록 만들어라. 모든 고객과의 터치 포인트들은 조심스럽게 고려되어야 한다, 이메일 메시지를 이루고 있는 HTML 글자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애플과 크레이트&배럴(Crate & Barrel)은 어떻게 하면 완벽한 이메일을 작성할 수 있는 지 보여주는 아주 훌륭한 예이다. 반면에 구글의 이메일은 일관성이 부족하며 계획없이 무작위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애플과 크레이트&배럴사의 이메일은 아름다운 이미지와 함께 논리적이고 읽기 쉬운 형태로 배열되어 있다(비록 간결하진 않더라도). 그들은 우리가 갑작스레 스크롤하게 되는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든다. 그들은 추가적인 글을 '펼치기' 따위와 같은 형태로 숨겨두지 않는다.

당신은 아마도 그것들이 전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브랜드를 결정짓는 진정한 것들은 그것이 보이든 안 보이든 상관없이 고려되는 정말 세심한 수준의 모든 디테일들이다. 결국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이 모든 것들은 합쳐지게 되며, 그것은 어마어마한 양이 되는 것이다.

-


April 16, 2014

asymco ; 혁신에 대한 잘못된 이해

Originally posted : April 16, 2014

 Innoveracy: Misunderstanding Innovation 
 이노버러시: 혁신에 대한 잘못된 이해 

문맹은 글을 읽고 쓰지 못함을 뜻한다. 지난 35년간 꾸준히 그 비율이 감소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15%는 이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 수맹은 간단한 사칙연산도 하지 못함을 뜻한다. 이를 겪고 있는 사람에 대한 구체적인 비율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아마 최소 우리 중 50% 이상은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정책 결정 같은 정량적인 것과 관련된 것들을 판단해야 하는 일들을 처리할 때 어려움을 야기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맹이 있다: 바로 혁신의 역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이다. 혁신이란 단어의 오용은 참신함(novelty), 창작(creation), 발명(invention), 혁신(innovation)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는데서 비롯된다. 이러한 잘못된 이해의 결과로 우리는 비즈니스의 성공/실패 원인을 잘못 이해하게 되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경제적인 성장과 직결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의 해결책은 이와 관련한 신조어를 제시하는 것이다: 나는 이노버러시(innoveracy)라는 단어를 창조성(creativity)과 그것이 사회에서 하는 역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이란 뜻으로 정의한다. 부디 오용되고 있는 개념들이 제대로 인지되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와 관련해서 하나의 예를 들어본다:

"마침내, 아이패드가 시장에서 히트하기 9년 전에 이미 개발되었던 노키아의 유명한 타블렛형 계산기 일타-사노맷(Ilta-Sanomat)이 전 국민적인 관심을 얻게 되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노키아는 이 혁신적인 타블렛 디바이스를 2001년에 이미 개발하였지만, 불행히도 이것은 결코 매장 가판대에 오르는 것까진 실패하였습니다. 전 노키아 전문가인 Esko Yliruusi에 따르면 밝히길 당시는 타블렛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전이었고, 이에 따라 일타-사노맷 프로젝트는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가 불충분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중도에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1]

기사 안의 용어들이 왜 잘못 사용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선 먼저 몇 가지 정의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혁신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찾기 쉽다. 하지만 사전적 정의와 그것이 가진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좀 다른 문제이다. 이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정의하기 대신에, 나는 이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 간단한 분류법을 제안한다.

참신함(Novelty): 뭔가 새로운 것(Something new)
창작물(Creation): 뭔가 새로우면서 유용한 것(Something New and valuable)
발명품(Invention): 뭔가 새로우면서 동시에 그 기능을 통해 추가적인 잠재적인 가치를 함께 지니는 것(Something new, having potential value through utility)
혁신(Innovation): 뭔가 새롭고 독보적으로 유용한 것(Something new and uniquely useful)

이러한 분류법은 다음 다이어그램에 표현되어 있다. 각각의 원은 의미를 담고 있다.[2]



좀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몇 가지 예를 준비했다.
참신한 것들(Novelties): 아이폰의 색으로 금색을 선택하는 것; 안드로이드의 새로운 버전 이름을 "킷캣"으로 선택하는 것;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것(coining a new word).
창조물들(Creations): 패션 디자이너의 가을 콜렉션; 새로나온 영화; 블로그 포스트
발명들(Inventions): 특허 형태로 표현된 모든 것; 코카콜라의 제조 비법.
혁신들(Innovations): 아이폰의 가격 모델; 구글의 예산 모델; 포드의 생산 시스템; 월마트의 스토어 디자인; 아마존의 물류 체계.

결과물을 보호하는 메카니즘 속에서도 각각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참신한 것들(Novelties)은 주로 보호받을 수 없다. 하지만 참신한 것들이 가지는 가치 또한 매우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카피한다고 해서 그다지 큰 손해를 보는 일은 거의 없다.
창작물(Creations)들은 저작권 표시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것들에 의해 보호된다. 하지만 그것의 유용성 부족으로 인해 특허로까지 등록되진 못한다.
발명들(Inventions)은 특허 제도를 통해 제한된 시간동안만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비밀을 유지함으로써 영원히 보호받을 수도 있다. 발명이 가진 독보적 가치(uniqueness)란 그것이 비밀의 형태로 계속해서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혁신들(Innovations)은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법적인 형태로 보호받을 수는 없다.

이러한 분류법이 가진 체계를 보라. 창작물(Creations)은 참신하다(are novel), 발명품(Inventions)은 어떤 하나의 발명에 기반을 둔 창작물로 혁신과도 일부 뜻을 같이 한다. 하지만 발명품은 여전히 혁신적이진 않다. 그러므로 혁신은 가장 만들기 어려운 결과물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분류 체계에서 필요한 모든 조건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혁신은 다른 이들이 그것을 쉽게 카피할 수 없도록 보호해주는 굉장히 유니크한 "작동 모델(operating model)"이 필수적이다.

혁신적이 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왜냐하면 혁신적이 되는 것은 주로 좋은 보상이 따르기 때문이다. 사실, 혁신은 구분하기가 쉬울 지도 모른다. 단순히 그것이 주는 보상만으로도 그것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위대한 비즈니스가 혁신을 이루어냈다고 예상되었는데, 그 안에 비즈니스적인 보상이 뒤따르지 않았다면, 그것은 곧 그것이 혁신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어떤 측면이 있을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쉽게 말해서, 보상에 대한 등가연결은 혁신 리트머스 테스트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만약 무엇인가가 세상을 바꾸는 데 실패했다면 (그리고 그에 대한 보상이 따르지 않았다면) 당신은 그것이 충분히 혁신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충분히 확신할 수 있다.

자, 이제 앞서 보았던 기사를 다시 보자. 2001년에 개발되었던 노키아의 타블렛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도 못했고 심지어 출시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에서 그것은 충분히 혁신적이지 못했다. 그 제품은 아마 오로지 발명품의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다(만약 그것이 나름의 유니크함을 가지고 있었다면) 혹은 그저 단순히 창작품의 수준에 머물렀을 수도 있다(유니크함마저 없었다면). 더욱이, 만약 제품이 너무 별로여서, 말그대로 유용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저 참신한 물건이었을 뿐이다. 디자인, 스케치 혹은 제품 설명은 새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혁신이나 발명품 심지어 창작품으로서의 자격조차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어느 정도의 크기로 우주에 흔적을 남겼느냐가 그것이 가진 혁신성을 좌우하는 것이다.(역자주:스티브 잡스가 했던 유명한 어구 'making a dent in the universe'가 본문에 인용된 것)

우리는 왜 혁신을 제대로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가?

혁신이 시장에서 그것을 만든이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거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성공을 동반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을 때, 우리는 혁신을 만드는 것에 좀 더 제대로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단순한 참신성이나 발명품에 사로잡히는 것은 충분한 보상이 따르지 않는 시장에 자원을 잘못 할당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용어를 혼동하고 잘못 사용하는 것은 우리를 지속적인 성공의 길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혁신의 개념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것이 문제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우리는 이러한 단어들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단어들을 제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곧 우리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가치 창출 언어(language of value creation)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됨을 뜻한다.

Notes:
본문에 등장한 노키아 타블렛 디바이스 비디오 링크 
본문에 제시된 다이어그램 안의 원들이 또한 필요한 노력의 정도와 잠재적인 보상을 함께 의미함. 제시된 다이어그램은 벤 다이어그램이 아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