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7, 2015

Tell you something ; 디자인 에이전시의 변화

*이 글은 pxd story에 동시 발행되었습니다.

이재용 대표가 올해초 쓴 글(디자인 스튜디오의 인수합병디자인 에이전시의 몰락)에서 정리했던 것처럼 디자인 에이전시에게 힘든 시기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지난 5월, McKinsey&Company가 Lunar Design을 인수했습니다. 디자인 에이전시와 비즈니스 컨설턴시는 어떻게 변화하는 걸까요, 또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요. 이 시점에서 두 업계의 변화 양상을 짚어보고 향후 디자인 컨설턴시가 가질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해보려 합니다. 

1편: 디자인 에이전시의 변화
2편: 비즈니스 컨설턴시와 디자인 컨설턴시 (발행예정)

1편 한줄 요약:
디자인 에이전시 입장에서 쓸만한 일을 주던 회사들은 인하우스로 돌아섰고 돌아설 것이며, 그렇지 않은 일은 보다 더 저렴해졌고 저렴해질 것입니다. 


<Image via responsivedesignblog.com>

1편에선 먼저 디자인 에이전시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기본적으로 머리를 빌리면 컨설턴시, 손까지 빌리면 에이전시, 스스로 해내면 인하우스입니다. 따라서 에이전시는 외부에서 자신의 손을 필요로 하는 것이 주요 비즈니스 맥락이 되며 수익은 당연히 건 단위의 마진이 높을 수록, 또 단위 시간 내에 더 많은 건의 일을 소화할 수록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전시에게 어려운 시기라면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면 됩니다. 일이 줄고 있거나, 일이 저렴해지고 있거나.

1. 일이 줄고있거나 : 인하우스화


기업에게 있어 디자인은 사실 당연히 스스로 해내야 하는 일입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핵심적인 두 가지만 짚어봅니다. 

Identity

디자인을 비교적 경영에 잘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현대카드의 정태영 사장은 얼마 전 맥킨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광고의 시대가 끝나고, 표현의 시대가 온다'라는 자사 슬로건을 통해 그 중요성을 설명했습니다. 바우하우스(Bauhaus)의 영향이 반영된 이 슬로건은 기업 아이덴티티(Identity)에 관한 깊은 통찰 -우리는 브랜드를 하나의 총체적인 경험으로 인식한다는- 을 담고 있으며, 여기서 말하는 표현의 기획과 전달에 가장 깊숙히 관여하는 분야가 바로 디자인입니다.

<Image via mckinsey.com>

특히 이러한 아이덴티티의 핵심은 ‘자기다움의 표현'인데, 이에 가장 깊숙히 관여하는 분야를 외부에 위탁한다는 건 본질적으로 맞지 않는 일입니다. 때문에 이러한 지속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기업일수록 핵심적인 결정을 내리는 '머리'에 가까운 일들은 사내에서 다루게 됩니다. 이 때 외부 에이전시 입장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일의 성격이 '머리'에서 멀어지고 '손'에 가까워질 수록 건당 마진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Polishing

오늘날 경쟁 업체가 없는 분야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제품 관점에서 경쟁 업체를 이겨낼 수 있는 핵심은 빠르고 지속적인 반복 개선(polishing)에 달려있습니다. 이 때 여기에 가장 깊숙히 관여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UX이므로 자신의 제품을 둘러싼 UX만큼은, 조금은 서툴더라도, 조금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업 스스로가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특히 디자인은 UX에 깊숙히 관여하는 대표적인 분야로, 이러한 분야를 외부에 위탁한다는 것 역시 본질적으로 맞지 않는 일입니다. 

쓸만한 일이 줄고 있거나

따라서 인하우스화가 불러오는 어려움을 정확히 말하자면 ‘“쓸만한” 일이 줄고 있거나’에 가깝습니다. 프로젝트면에서 비교적 "쓸만했던" 일들은 회사 안에서 소화하고, 까다롭고 단기적인 것들을 외부로 돌리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기업을 제외하면 에이전시를 찾는 고객들은 주로 디자인 역량을 스스로 소화해내기 어려운 규모의 회사들, 혹은 단발성으로 소화하는 회사들이 되는데, 이들 역시 높은 마진을 남기지도, 꾸준한 일감을 제공하지도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디자인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는 회사들이 늘어날수록, 디자인의 중요성이 제자리를 찾아갈수록, 디자인을 스스로해내는데 필요한 진입장벽이 낮아질수록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될 것입니다. 


2. 일이 저렴해지고 있거나 : 상향평준화와 아웃소싱 중개 서비스


인간이 관여하는 대부분의 경쟁은 결국 성숙 및 포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이 때 각 단계에 이르렀다는 신호는 가치 하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점점 더 낮은 가치에 그 일이 거래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치 하락은 상하위 그룹의 경쟁력 차이가 좁혀짐으로써 발생하는데 이는 곧 상위 그룹이 도망가는 속도가 하위 그룹이 쫓아오는 속도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며, 이는 주로 시행착오 최소화와 도구의 발전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시행착오 최소화


<Image via Behance.net>
시행착오 최소화는 상위그룹이 달아나기 위해 겪어야 했던 시행착오들을 하위그룹은 최소화하며 쫓아갈 수 있음을 말합니다.

디자인은 예술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좋은 디자인', 혹은 ‘잘하는 디자이너'의 모습을 어느 정도 수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Dribbble.comBehance.net만 가도 탑 디자이너라는 이름으로 금방 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른 속도로 ‘좋은’ 수준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도록 psd, ai 파일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 목업이나 리소스 파일들이 공유되고 있고, 구글이나 애플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따르면, 이마저도 고민의 여지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디자인 분야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시행착오 최소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분야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상향평준화가 심화되기 마련입니다. 

도구의 발전

도구는 더 짧은 시간에,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러한 도구의 발전은 사람이 좌우하는 영역의 크기가 줄어들게 만들어 상하위 그룹이 내놓는 결과물의 절대적인 차이를 좁히고, 단위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 업의 평균적인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반대로 업의 평균적인 거래 단가를 하락시킵니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라이노, 캐드 등이 바로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대표적인 도구들이며 이러한 것들은 여전히 눈부시게 발전 중이고 우리는 이를 통해 점점 더 짧은 시간에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Image via Canva.com>
나아가 2D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선 이제 단순 도구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이 하던 역할까지 확장하여 대체해내는 도구들 -Canva.comWix.com과 같은- 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자유도를 일부 양보하는 대신, 저렴하고 손쉽게 일정 수준 이상의 디자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들의 위협에 가장 가까운 분야는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는 프로젝트들을 수주하던 에이전시/프리랜서들입니다. 아직은 사람이 가지는 경쟁력이 조금 더 우위에 있을지 모르나, 온라인 서비스 특성상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할수록 더 빠른 속도로 기능이 개선되고, 가격을 낮추게 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일정 영역에선 가성비적으로 사람을 뛰어넘게 될 것입니다. 

에이전시업의 언번들링(Unbundling): 아웃소싱 중개 서비스의 발전


<Image via Loud.kr>
상향평준화가 불러온 업의 가치하락과 도구의 발전에 힘입어 Wishket.comLoud.kr과 같은 아웃소싱 중개 서비스는 생긴 이래로 꾸준히 발전하였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로, 이제는 초창기에 비해 이용자의 규모도 제법 커져 점점 더 비싼 프로젝트들이 제안되고, 이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경쟁하여 좋은 결과물이 제공되는 선순환의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1000만원 내고 업체에 맡긴 스마트폰 앱 디자인와 300만원내고 30명의 디자이너가 경쟁해서 만든 스마트폰 앱 디자인 사이에서 점차 후자를 선택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특히 Loud와 같은 경우엔, 선택된 1개 시안 뿐만 아니라 선택되지 않은 29개의 시안까지 가격에 포함되어 있다는 강력한 장점을 잊어선 안됩니다.)

3.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


글에 썼던 표현대로 이 모든 것은 이미 다 벌어진 일이며 이러한 변화는 언제나 역행하기 보단 심화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서로 시너지를 불러 일으키며 전방위적으로 발전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빠르게 전통적인 디자인 에이전시업의 단위 업무 가치를 지속적으로 하락시켜 나갈 것입니다. 탱그램디자인연구소와 이노디자인의 경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자체 브랜드 제품을 통해 사업다각화에 노력했고 각자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하던 일의 변화라기보단 새롭게 업을 추가한 것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변화 방향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디자인 에이전시는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요. 다양한 미래가 있겠지만 비즈니스 컨설턴시의 변화와 맞물려 고민한 바 중 한 가지를 2편에서 나누어 보려합니다. 1편은 어디까지나 2편을 위한 도입편입니다.

May 16, 2015

zapposinsight.com ; 왜 홀라크라시(Holacracy)인가?

 왜 홀라크라시인가? 
 Why Holacracy?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떤 한 도시의 인구가 두 배가 되었을 때, 그 도시의 혁신성이나 생산성의 향상은 인구 대비 15%씩 증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업은 그와 반대로 규모가 커질 수록 혁신성이나 생산성이 오히려 저하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포스(Zappos)를 덜 관료적인, 좀 더 도시에 가까운 조직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도시안에서, 사람들과 그 안의 비즈니스들은 스스로 단위 조직들을 만들어나갑니다(self-organizing). 우리는 지금의 일반적인 형태의 계층적 조직 구조를 일명 홀라크라시(holacracy)라고 부르는 시스템으로 교체하여 이러한 변화를 이루고자 합니다. 홀라크라시는 직원들이 그들이 하는 일을 매니저에게 보고하는 대신에 스스로 좀 더 경영가처럼 행동하고 자기주도적으로 일을 진행시켜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 Tony Hsi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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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4, 2015

fastcodesign ; 짧게 돌아보는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의 역사

Originally posted : March 4, 2015

 짧게 돌아보는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의 역사 
 A Brief History Of User Experience Design 



WRITTEN BY Ali Rushdan Tariq

가장 최근에 가본 음식점을 떠올려보자. 거기서 어떤 요리를 먹었는가?

무엇 때문에 그 음식점에 방문했는가? 그곳의 첫인상은 어땠는가? 자리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달란 부탁을 받진 않았는가? 메뉴판 속 메뉴 목록의 정렬 상태는 어땠는가? 음식이 너무 늦게 나오진 않았는가? 맛은 어땠는가? 손님 응대는 괜찮았는가? 그래서 그곳에 다시 가고 싶은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당신의 답변이 바로 그 음식점의 고객 경험(UX ; user experience)을 결정짓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UX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주로 디지털 혹은 전자제품, 서비스 등의 사용자 경험에 대해서만 연관짓곤 한다. 사용자 경험이란 단어에 담긴 뜻은 곧 사용자의 경험이 지금껏 디자인 되어져왔고, 잠재적으로 좀 더 깊은 수준에서 디자인되어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오늘날, UX는 디자인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그 영향력은 더 커지고 있다. 여전히 UX는 다소 생소한 감이 없진 않지만, 다학제적 분야에 걸친 바로 이 UX의 역사는 사실 르네상스 시대에서도 그 명맥을 찾을 수 있다.

자, 지금부터 우리는 UX 디자인에 있어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던 예들을 몇 가지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UX의 과거 몇 가지 핵심 사건들을 돌아보는 것을 통해 우리는 UX의 진화 과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Janaka Dharmasena via Shutterstock

약 1430년경: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Kitchen Nightmare"

Michael Gelb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생각하기: 천재같은 일상을 위한 7단계(How to Think Like Leonardo da Vinci: Seven Steps To Genius Every Day)'에서는 밀라노의 공작이 다빈치에게 파티용 부엌을 디자인해달라고 부탁받은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이 위대한 거장은 종종 그의 작품에 발명가적 기질을 드러내곤 했다. 이 일에서도 역시 그는 일꾼이 손님들에게 음식을 배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 형식의 기술을 처음으로 고안해냈다(산업 혁명이 일어나기 수백년 전의 일이다). 또한 그는 안전상의 목적으로 오늘날 스프링클러 시스템의 초기 모델 같은 것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실제로 컨베이어 벨트는 일꾼들이 활용하기에 너무 괴상하게 작동했다. 또한 그가 고안한 스프링클러 시스템은 작동할 때마다 음식의 일부를 상하게 해서 일을 더욱 나쁘게 만들었다.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낳은 사례이지만, 우리는 이 사건을 UX 디자인 초기 단계로 바라볼 수 있다.

via Wiki Commons

1900년대초: 테일러리즘(Taylorism)과 산업 혁명(Industrial Revolution)

기계공학자이자 첫번째 매니지먼트 컨설턴트였던 프레드릭 윈슬로우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는 이 때 "과학적 매니지먼트의 원리(The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라는 책을 펴내 공학적인 효율성과 관련된 연구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쳤다. 헨리 포드가 대량 생산에 있어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던 것처럼, 테일러와 그의 후원자들은 이 때 근로자와 근로자가 사용하는 도구들 사이의 인터랙션에 대한 초기 비전을 제시했다.

1948: 토요타와 생산 시스템의 친인간화

토요타는 마치 과거 포드가 그랬던 것처럼, 생산 과정의 효율에 높은 가치를 매겼다. 그들은 조립 근로자들의 업무 효율과 관련된 부분을 마치 하나의 기술 분야와 같은 수준으로 높게 평가했다. 이를 통해 토요타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이러한 성공은 사람과 기계 간의 인터랙션이 갖는 역할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만들어 주었다.

1955: 드레이퍼스(Dreyfuss)의 사람을 위해 디자인하기

미국 태생 산업 디자이너인 헨리 드레이퍼스(Henry Dreyfuss)는 사람을 위해 디자인하기(Designing for People)라는 책을 펴냈다.

책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제품과 사람 사이의 접점에서 마찰이 생기면, 그 산업디자이너는 실패한 것이다. 
반면에, 만약 사람이 제품을 접하면서 좀 더 안전하게든, 편안하게든, 구입이 편리했든, 효율적으로 느꼈든, 그저 어떤면에서든 행복한 느낌을 받았다면, 그 디자이너는 성공한 것이다.

오늘날 특히 중요해진 즐거움(delight)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러한 원리들은 사람과 제품 사이의 접점에 관한 이야기일 때 더욱 그 의미가 있다.

Gene Lester/Getty Images

1966: 디즈니와 즐거움의 역할

디즈니 랜드의 초기 기획 단계에서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 랜드가 어떤 곳이 될 지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언제나 자신이 아닌 무언가가 되어 볼 수 있는 공간이자, 첨단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장소" 그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가져다 주기 위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지 상상했던 것들은 오늘날 경험 디자이너들에게 여전히 많은 영감을 선사하고 있다.

1970년대: PARC와 개인용 컴퓨터 디자인

제록스사의 유명한 연구소인 PARC는 형태나 기능적인 면에서 사람을 위한 컴퓨터 디자인을 제공했다. 심리학자이자 공학자였던 밥 테일러(Bob Taylor)는 GUI나 마우스와 같은, 사람과 컴퓨터간의 상호작용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고 오래도록 지속하여 영향을 끼친 제품들을 그곳에서 만들어냈다.

1995: 돈 노먼, 첫번째 사용자 경험 전문가

전기공학자이자 직업상 인지과학자였던 돈 노먼(Don Norman)은 곧 다가올 사람 중심 제품 라인업의 디자인 연구를 위해 애플에 입사했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해 처음으로 "사용자 경험 설계"라는 용어를 제안했다.

이 때 돈 노먼은 일상의 물건 디자인하기(The Design of Everyday Things)라는 책을 저술했는데, 이 책에선 미학적인 면보다 사용성과 기능성에 좀 더 우선시한 디자인에 대해 설명했다. 이 책은 오늘날까지 디자이너들에게 거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Flickr user Miquel C.

2007: 아이폰

스티브 잡스는 2007 맥월드 행사에서 아이폰을 시장에 있는 그 어떤 스마트폰보다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걸 약속하며 이것을 "새로운 수준의 제품(leapfrog product)"이라고 발표했다. 그것은 단순히 약속에 그치지 않았고, 훌륭히 실행되어 모바일 디바이스에 대한 관점 자체를 영원히 바꾸어 놓았다. 또한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회사 중 하나로 만들어내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초기 아이폰의 천재적인 부분은, 아마 틀림없이, 혁신적인 수준의 정전식 터치 스크린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굉장한 수준의 융합을 이루어낸 데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그들은 다른 폰들의 물리적인 키보드를 구식의 물건으로 만들어버렸다. 또한 모든 면에서 좀 더 단순함을 추구함으로써, 그 당시 그 어떤 다른 폰보다도 더 나은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

그리고 그들의 성공은 현재 사용자 경험에 대한 비즈니스적 관점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위대한 사용자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애플의 결정이 회사의 성공과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어내는 확실한 방법이라면, 이를 지켜보는 다른 회사들 역시 그것을 따르고자 한다.

사용자 경험의 미래

UX의 진화에 있어 모든 주요 사건들은 기술과 사람 사이의 상호 작용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앞으로 기술과 인터넷이 점점 더 우리 삶에 깊숙히 들어올 수록, 우리는 그 안에서 UX가 점점 더 진화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사용자 리서치, 그래픽 디자인, CS, 소프트웨어 개발 등과 같은 것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 걸친 특화된 기술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지난 15일간 6천여개 이상의 사용자 경험과 관련된 직업이 indeed.com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 더이상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에 한정되지 않는다. 웨어러블이나 심지어 몸에 삽입할 수 있는 형태는 우리와 기기 사이에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 상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기기들은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의도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폼 팩터를 디자인 할 기회를 사용자 경험 전문가들에게 제공한다.

따라서 당신이 다빈치, 포드, 드레이퍼스, 디즈니, 테일러, 잡스가 아니더라도, 세상에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들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이 기사는 허락을 받고 재출판 된 것이며, 원본은 여기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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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8, 2015

medium ; 리그 오브 레전드. 그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심리학 실험실 속으로

Originally posted : January 28, 2015

 Inside the Largest Virtual Psychology Lab in the World 
 리그 오브 레전드. 그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심리학 실험실 속으로 



라이엇 게임즈는 당신이 정말 당신답게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해주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통해 게임은 하나의 가상 실험실로 바뀌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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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지우고 꺼져 그냥."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패배했을 때 5명의 우리 팀원 중 한 명이 내게 한 말이다. 말이 좀 심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다양한 방법으로 당신의 목을 노리고 있는 악어 전사와 9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의 영혼, 숲속 동물 등이 가득한 리그 오브 레전드 속에서 친밀한 분위기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다소 심해 보일지 모르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는 플레이어간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게임이라 게임 속에선 종종 굉장히 심한 욕설이 오가곤 한다. 사실 관련 포럼에서도 그러한 수준의 일들은 그다지 특별한 일로 여겨지지 않을 정도이다. 하지만 라이엇 게임즈는 이러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수준이 좀 더 높아지길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라이엇 게임즈는 긍정적인 행동을 격려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억누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내게 자살을 권유한 플레이어를 신고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지만, 라이엇 게임즈는 그보다 좀 더 깊은 수준에서 관여한다. 라이엇 게임즈는 기계 학습을 통해 행동 성향에 따라 플레이어를 분류하고 그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거나 제재를 가하는 것을 테스트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비디오 게임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기는 전세계 수백만명의 시청자가 관람하며 이는 NBA 결승이나 월드시리즈 결승과 견줄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리그 오브 레전드는 전세계 수백만명의 사람을 상대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을 보유한 가상 실험실이기도 하다. 북아메리카, 아시아, 유럽에 걸쳐 시시각각 수집되는 사람의 행동에 관한 "빅데이터"는 일개 대학 연구실에서 행하기 불가능에 가까웠던 수준의 새로운 정신과학적 인사이트 발견을 가능하게 만든다.

라이엇은 이러한 실험이 어떻게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사람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지 설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2014년에 페이스북이 보여줬던 것처럼, 유저들은 자신의 행동이 이러한 실험에 무단으로 쓰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이를 납득시키는 것에 실패했지만, 라이엇은 이러한 실험이 유저들에게 어떠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지에 대해 납득시키려는 모양이다.

유저의 행동 정보를 가지고 장난치는 회사가 라이엇 게임즈와 페이스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회사들이 유저들이 어떤 페이지에 더 오래 머무르는지, 혹은 언제 더 많은 돈을 소비하는 지 등을 테스트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A/B 테스팅을 활용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유저가 좀 더 오랫동안 게임을 즐기게 되길, 그리고 악명이 줄어들어 신규 유저의 유입이 늘어나길 바란다. 비디오 게임을 전공한 정신과학자 Jamie Madigan는 이에 대해 "유저의 행동 빅데이터를 추적하는 회사가 라이엇 게임즈만 있는 건 아니겠지만, 이토록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실험을 진행하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을 것 입니다."라고 말한다.

유저의 행동 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리지 않는 타회사에 비해, 라이엇은 이에 대해 비교적 투명한 편이다. 그 결과, 우리는 라이엇의 실험 결과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는 우리의 행동에 대한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진행하는 실험은 시애틀에 위치한 워싱턴 대학에서 인지과학 박사 과정을 지낸 게임 디자이너 Jeffrey Lyte Lin이 주도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는 5,60명의 대학생을 상대로 사람의 행동에 관한 학술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오늘날 그는 통계와 데이터 과학을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유저들을 대상으로 사회심리학 실험을 진행하는 30명 이상의 연구원이 일하고 있는 게임 디자인 부서내 유저 행동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유저들의 부정적인 행동을 줄이고자 하는 것은 전적으로 라이엇이 추구하는 스포츠맨십 정신에 기반하는 것이다. 게임 내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에 대해서는 과금하지 않고 모두가 공평하게 무료로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 역시 유저가 좀 더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그들의 정신이 반영된 결과이다.

Lin과 라이엇은 그들이 심리학적 연구 결과를 게임에 반영했을 때 유저의 행동이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 굉장히 궁금해했다. "처음엔 전통적인 심리학 연구 이론을 논리적인 접근을 통해 반영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온라인으로 수집되는 행동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늘어날 수록, 우리는 이 최첨단 기술을 활용했을 때 좀 더 깊은 수준의 연구가 가능할 거란 걸 깨달았습니다." Lin의 말처럼, 그들은 이를 통해 대학교 연구실에서 행해지던 전통적인 심리학 연구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과학적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 라이엇이 진행한 실험은 심리학 이론 중 '점화 효과'에 바탕을 둔 프로젝트였다. 점화 효과란 사람에게 어떤 특정 자극을 주었을 때, 예를 들면 특정 단어나 그림, 색과 같은 것을 보여주었을 때 그것은 잠재적으로 그 사람의 이후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Lin과 그가 이끄는 라이엇의 연구팀은 화면 속 색상의 변화가 실제로 서로에게 험한 말을 덜하게 만들고, 좀 더 협동적인 자세로 게임에 임할 수 있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고자 했다.

"옵티머스 실험(Optimus Experiment)"이라고 불린 또 다른 실험에선, 다섯가지 종류의 메시지를 화면에 띄우되, 글자색만 달리하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비교군으론 흰색 글자를 띄웠고 빨강과 파랑에 대해 실험이 진행되었다. 그 결과 서양 유저의 경우, "팀내 다른 유저가 실수했을 때 비난하면 그 유저는 더욱 못하게 됩니다." 라는 식의 부정적인 행동에 관한 내용을 빨강색 글자로 띄웠을 때가 흰색 글자로 띄웠을 때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수치의 플레이어가 악의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다른 플레이어를 비난하는 행위를 덜 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반대로 긍정적인 내용의 메시지 역시 파랑색 글자로 띄웠을 때 흰색 글자에 비해 더 많은 유저가 부정적인 행동을 덜하게 되었다.

몇몇 실험은 놀라운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2013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Lin이 웃으며 공개한 한 결구 결과에선 "과연 누가 가장 뛰어난 스포츠맨십을 갖춘 플레이어가 되게 될까요?" 라는 긍정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빨강색 글씨로 띄웠을 땐 유저들의 부정적인 행동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 다른 실험에선, 커뮤니티 안에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행동이 각각 얼마나 더 빠르게 퍼져나가는 지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자 했다. 그리고 최근 드러난 결과에서 전통적인 심리학적 컨셉인 "부정적 편향;부정적인 자극이나 사건이 긍정적인 것에 비해 사람들의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는 이론"에 반하는 결과가 나타나 그들을 놀라게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내에서 각각의 행동이 퍼져나가는 것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부정적인 행동이 주로, 또 빠르게 퍼져나가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도 더욱 깊게 자리잡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긍정적인 행동이 부정적인 행동보다 그 퍼짐의 속도가 더 빠르다는 사실을 증명할 작은 단서를 하나 찾아냈다는 사실입니다. 올해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깊은 수준의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라이엇이 진행하는 실험은 대상자 수준이 전통적인 심리학 실험 연구가 요구하는 수준에 걸맞진 않지만, 그 대신 라이엇은 매일 2,700만명의 유저가 쏟아내는 어마어마한 양의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 "우리가 진행하는 실험은 데이터의 정확도 보다는 양에 관한 것이 중점입니다."라고 Lyn은 설명한다. 그들은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동시에 여러가지 다른 실험을 진행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옵티머스 실험의 경우 전체 게임의 10%을 대상으로 했는데 그 횟수는 1,000만여회 이상의 게임을 대상으로 217가지의 세부적으로 조금씩 다른 상황이 고려되었다.




라이엇의 이러한 실험은 게임을 더욱 진화시킨다. 예를 들어, 제한된 채팅이라고 불리는 기능의 경우 욕설을 자주하는 유저가 일정시간동안 보낼 수 있는 메시지의 숫자를 제한한다. 이 기능은 분명 임시적인 제재처럼 보이나, 그 결과는 의외로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이 기능의 대상이 된 유저는 이러한 제재가 이루어지기 전에 비해 다른 유저들로부터 신고당할 확률이 20% 감소하였다. 또한 제한된 채팅 기능은 임시적으로 악성 유저들의 이용을 정지시키는 일반적인 제재에 비해 유저의 행동을 개선하는 데 있어 4%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는 분명 작은 개선이지만, 한 달에 6천7백만명의 신규 유저를 상대하는 상황에선 분명 커다란 차이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실험 결과와 이를 반영한 기능들로 인해 그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 통계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체 통계 수치와 거리가 먼 개인 유저 입장에선 좀 거리가 먼 얘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오늘만난 악성 유저가 실제로 더 줄었는지 줄지 않았는지 체감하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플레이어들은 부정적인 행동을 목격했을 때 그 유저를 끊임없이 신고하고 있고 다른 유저들에게도 같은 행동을 취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신고가 반영되는 시스템 안에 살고있다고 믿는 것이다.

라이엇 게임즈만이 이러한 스케일로 사람의 행동을 연구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회사는 아니다. 아마존이나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 역시 수천수백만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그들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많은 실험을 진행한다.

"만약 그러한 과정들이 학술 연구자들에게 단순히 공개라도 이루어진다면, 아님 그냥 데이터만이라도 공개된다면, 대학 연구실에서 이뤄낼 수 없는 수준으로 굉장히 빠르게 인간의 행동에 관한 연구 양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버지니아 대학에서 사회 심리학을 공부하는 Brian Nosek은 말한다. "의미있는 연구 성과들이 계속해서 쏟아지게 될 것입니다."

Nosek은 사회 심리학에 빅 데이터적 접근을 접목시킨 선구자이다. 1998년 초기 인터넷 시절 예일대 대학원생이었던 그는 '내포(Implicit)'라는 프로젝트를 위한 가상 연구실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웹사이트에선 사람들의 인종과 성별에 따른 성향을 테스트하기 위한 실험들이 진행되었다. "프로젝트 진행 3일 만에, 그동안 오프라인 연구실에서 수집했던 양보다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그 이후로 사이트에선 현재 1천6백만개의 연구 세션이 완료되었습니다. 특정 정신학적 효과에 대해 굉장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제 연구 분야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내포 프로젝트 웹사이트는 현재 매주 2만명 정도의 참여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사실 그 정도 규모는 아마존이나 페이스북의 초당 이용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Nosek과 다른 학술 연구자들은 좀 더 많은 양의 행동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음에 안타까워했다. "그 중 대부분이 특정 소수에게만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제겐 그다지 상관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라이엇은 이에 관해 예외가 될 수 있다. 작년, 라이엇은 대학교와 함께 6개의 연구를 시작했다. 영국 요크 대학과 함께 진행하는 연구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이머들이 사용하는 게임 속 닉네임에 그들의 현실 삶 속 성격이 어떻게 반영되어있는지를 파악하는 프로젝트이다. 또 MIT와 함께 진행하는 연구는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는 5명의 플레이어가 만들어내는 팀웍에 관한 연구로 그들이 만들어낼 퍼포먼스의 수준을 미리 예측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집단 지성" 테스트 형태로 발전시켰다.

게임 심리학 전문가 Madigan은 "대중에게 연구 결과를 공개하는 게임 회사는 오직 라이엇 뿐입니다." 라고 말한다. "나아가 그들은 이를 통해 '저희는 게이머 커뮤니티를 좀 더 좋은 곳으로 발전시키고 커뮤니티 안에서 겪는 경험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되도록 만듭니다'라는 형태의 마케팅 메시지로 사용합니다."

그 예로, 이러한 실험들은 라이엇이 게이머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실험을 진행하는 것으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변명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들의 연구의 대부분은 어떻게 하면 멍청이처럼 행동하는 게이머의 숫자를 줄일 수 있을까에 관한 것입니다," Madigan은 말한다. "하드코어 트롤(역자주:게임 속에서 적을 돕는 등의 이상 행동을 하는 게이머를 지칭)을 줄이고자 하는 목표를 반기지 않을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그에 반해, 2014년 PNAS 저널에 게재된 페이스북이 코넬대학과 함께 진행했던 "감성 전염" 연구는 굉장히 운이 좋지 않은 경우였다. 많은 페이스북 유저들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포함된 친구의 콘텐츠 노출을 줄이는 것과 관련된 페이스북의 실험에 대해 노여워했다. 그들 스스로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페이스북이 그들의 감정을 조절하는 실험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이러한 실험이 대학 연구의 윤리적 기준 통과 여부를 감사하는 기관감사위원회(IRB)의 리뷰를 명확하게 통과한 것인지 등에 대해 따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로 코넬대의 경우 기관감사위원회의 심사를 받았으며, 그 결과 그들이 진행하는 연구가 전체 리뷰를 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결론을 얻었었다. 왜냐하면 뉴스피드의 콘텐츠 노출 실험 대상이 되었던 건 페이스북 팀 내부 인원으로 한정되어 있었고, 실험의 결과 역시 코넬대학의 메인 연구자에게만 넘겨지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는 학술 연구에 관한 윤리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Icahn 의료 대학원 연합의 Mount Sinai 생명윤리 프로그램 내부에서 생명윤리정책장을 맡고 있는 Michelle Meyer는 글을 써서 밝힌 바 있다.



이에 관해 Lin은 라이엇팀이 진행하는 모든 리그 오브 레전드와 관련된 연구들은 학술 연구자들과의 협업에 있어 기관감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형태의 접근은 회사와 대학이 함께 진행하는 연구의 도덕적 수준을 올려놓을 것이며, 미래의 학술 연구자들은 더 높은 도덕적 수준과 공공에 대한 공개 요구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

라이엇과 페이스북의 이러한 실험을 통해 우리는 현재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유저의 행동 통제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인터넷이 없던 예전에 기업들은 매장의 상품 배치나, 잘 빠진 잡지 광고, 영화나 TV쇼 속 제품 노출 등을 통해 우리의 기분이나 행동을 제어하려 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빅 데이터의 등장으로 기업들이 소비자의 행동을 통제하는 방법은 유례없는 규모와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눈 깜짝할 사이에 수천만명의 온라인 경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이것은 다소 위험할 수도 있다. 어떤 쇼핑 회사가 온라인 유저의 충동 구매를 부추길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는 식으로 말이다. 또한 그러한 연구 결과는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대부분 별다른 공지 없이 진행될 것이다. 페이스북의 감정 조절 실험 역시 유명 저널에 게재되지 않았다면 아무도 그러한 실험이 진행되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아직까진 라이엇이 좀 더 좋은 플레이어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하는 이 노력은 비교적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 최근 라이엇은 착한 행동을 한 10대들에게 무료 영화 쿠폰 등을 보상했던 캐나다 기마 경관대의 사례를 본받았다. 라이엇의 경우에 그들은 게임 내에서 착하게 행동한 유저들에게 무료로 가상 코스튬을 제공했다. 이러한 보상에 대해 Lin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런 식으로 유저에게 1년내내 놀라움을 한 번씩 선사하는 보상은 유저가 점점 더 그들 스스로 좀 더 착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합니다.", "왜냐하면 유저는 이후에 또 어떤 보상이 주어질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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